목회자, 조심해야 한다
최근 상담 메일 중에 믿고 의지하던 목사에게 성추행이나 성폭력을 당했거나 결혼하리라 믿고 성관계까지 맺었던 전도사나 신학생과 헤어지게 된 후 충격과 고통을 호소하는 메일이 많아졌습니다. 참으로 안타깝고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더욱 두려운 일은 이런 일을 저지른 목회자와 신학생들이 ‘완전한 사람이 어디 있어?’ ‘어쩌다 보니 저지른 실수다’ 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행동하거나, ‘우리만의 비밀로 지켜줘’ ‘한번만 용서해 주면 다시는 안그럴게’ ‘밝혀지면 너도 좋을 것 없잖아’ ‘난 이미 하나님께 용서받았어’ 라면서 무마하려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죄가 얼마나 무서운 죄인지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죄가 다 끔직하지만, 특히 성범죄는 피해자들의 영혼을 완전히 파멸시키는 무서운 죄입니다.
상담 메일을 보내온 이들은 한결같이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무너졌음을 호소하였습니다.
“도무지 하나님이 안 믿어집니다!” 예배를 드려도, 기도를 해도, 성경을 읽어도 이전처럼 단순히 하나님이 믿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목회자나 신학생들은 특별한 믿음의 사람일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들에게서 성적인 피해를 당했을 때, 믿음의 좌절과 마음의 상처가 더욱 깊은 것입니다.
실제로 목회자가 저지르는 성범죄의 피해자는 말할 것도 없고, 그런 일을 보거나 듣는 것만 가지고도 하나님을 향한 믿음에 엄청난 좌절을 겪게 됩니다. 영혼이 파괴되는 것입니다. 목회자들은 특별한 사람, 거룩한 사람일 것이라 기대하며, 또 믿고 싶어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자백이나 회개, 보상 등으로 해결할 수 없는 끔찍한 영적 범죄입니다.
그러므로 만약 이런 죄를 지은 자가 있다면 무엇보다 진실한 회개가 있어야 하고 지은 죄에 상응하는 보상과 처벌을 회피하면 안됩니다. 스스로 사역에서 물러나 근신하며 영적 지도자의 도움을 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근신의 기간을 보낸 후 공동체의 허락을 받고 다시 사역에 복귀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무조건 덮고 넘어가려 한다면 마귀에게 자신의 영혼을 맡기는 것과 같음을 알아야 합니다. 사람에게 드러나는 것 보다 더 무서운 것이 하나님의 눈입니다.
주님은 마 18:6에서 “누구든지 나를 믿는 이 작은 자 중 하나를 실족하게 하면 차라리 연자 맷돌이 그 목에 달려서 깊은 바다에 빠뜨려지는 것이 나으니라” 하셨습니다.
목회자들은 결코 자신을 믿어서는 안됩니다. 자신이 얼마든지 이런 죄에 넘어질 수 있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성인 교인을 대할 때는 지나치다고 할 만큼 오해받을 말이나 행동을 엄격히 금해야 합니다. 과도히 친밀함을 표하는 일이나 감정이 들어가는 깊은 개인 상담도 금해야 합니다.
만약 결혼하였다면 부부가 함께 사역해야 합니다. 그것이 혹 있을지도 모르는 실족에서 자신을 지켜주는 보호막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교인들도 목회자에 대한 환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목회자나 신학생은 교회 사역을 위한 소명을 가지고 헌신한 사람들인 것은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그가 육신의 죄성으로 인한 유혹과 충동에서 자유로운 사람이라는 보증은 아님을 명심해야 합니다.
존경하고 신뢰하는 목회자라도 지켜야 할 선은 분명히 지켜야 합니다. 결혼을 약속하였다 하더라도 결혼 전의 성관계는 무슨 일이 있어도 가져서는 안됩니다. 마귀로 하여금 시험하도록 문을 활짝 열어 놓는 대단히 위험한 행동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목회자를 보았다면 속히 그에게서 떠나야 합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미련을 두거나 주저하면 더 큰 고통을 겪게 될 뿐입니다.
그리고 혼자만의 비밀로 묻어 두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반드시 믿을 수 있는 동성의 영적 리더에게 정직하게 문제를 드러내고 상담을 받고 영적 도움을 요청해야 합니다.
자신이 받은 내적인 상처가 얼마나 심각한지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자신의 힘으로 회복하려면 너무나 많은 기간이 걸리는데다가 또 회복될 보장도 없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주님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눈에 보이는 목사를 주님보다 더 의지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목회자에게 의존하는 믿음에서 벗어나 스스로 주님과 인격적이고 친밀히 동행하는 믿음을 가져야 합니다. 보이지 않는 주님을 보이는 분처럼 바라볼 수 있어야 합니다.
유진 피터슨은 “사람들은 자신의 영혼의 문제까지도 전문가에게 맡기려 한다”고 탄식했습니다. 남에게 맡길 것이 따로 있지, 어찌 주님과 친밀히 동행하는 삶을 다른 사람에게 넘겨 준다는 말입니까?
목회자의 실족, 스스로도 조심해야 하고, 교인들도 조심해야 합니다.
(유기성 목사님 페이스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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